교회를 비판하면 교회가 분열된다!?

한국교회의 참담한 현실에 비판적 시각을 지닌 교인들의 행동을 마치 분열을 책동하는 악한 선동으로, 심지어 교회 질서를 허무는 파괴주의자나 ‘이단’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교회개혁을 주장하는 교인들치고 ‘신천지 추수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요즘 ‘신천지’라는 이름은 사악한 이단의 낙인인 동시에 개혁을 외치는 성도의 훈장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웃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분명히 말하면 비판하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그릇된 비판이 잘못이다. 불의에 맞서 마땅히 비판해야 할 때 오히려 입을 다물고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은연중에 불의에 동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결국은 불의를 부추기는 엄연한 죄악이다. 비판은 결코 불의와 동의어일 수 없다. 정의에 반해 사사로이 비방하면 불의가 되고, 불의에 맞서 당당히 비판하는 것은 정의를 지키는 의로운 행동일 뿐이다.

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없는 자는 선악을 올곧게 분별할 수 없으며, 불의에 맞선 정당한 비판 없이 바른 정의를 주장할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이 선하시기 때문에 ‘정의의 하나님’이라고 간단히 말한다. 여기에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하나님이 선하시며 정의의 하나님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거짓 선지자도 자신들이 의롭고, 하나님의 선과 정의를 따른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사탄의 종도 ‘광명의 천사’를 가장하며 ‘자기 의’를 내세운다. 그러나 의를 주장한다고 해서 거짓 선지자나 사탄의 종이 결코 의로운 자일 수 없다.

그렇다면 광명의 천사를 가장한 어두운 악의 무리와 달리 하나님의 의로운 백성을 구별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정당한 비판에서 비롯되는 올곧은 분별력이다. 선악을 구별하며 정의를 분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비판은 그리스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요컨대 영적 분별력은 바른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핵심적인 자질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비판은 하나님의 뜻을 바로 세우는 영적인 도구이며, 타락한 자들의 거친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는 희생이며, 올바른 그리스도 신앙을 지키는 의무이며 순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