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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사람의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게 만들어 주죠. 그래서 일 속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존재감을 발견합니다. 성취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에서 실패와 좌절도 경험합니다. 일이 잘 안될 때를 만나죠. 원하지 않는 결과가 주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패를, 일이 잘못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오늘 본문의 스데반과 논쟁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스데반 한 사람을 세우곤 달려들어 이기려 애를 씁니다. 10절의 '능히 당하지 못하여'란 말이 그들에게 안겨주었을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에 대해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제게도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능히 당할 수 없을 때 말입니다. 내 한계를 경험하게 만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같은 한계를 만날 때 말입니다.
그런데 때로 그런 순간조차도 우리 안의 욕망은 결코 포기하지 않게 합니다. 이기기 위한 목적 앞에 수단은 언제나 죄와 타협을 합니다. 사람들을 매수하여(11절) 거짓을 말하게 하는 거죠. 이기기 위한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는 건 그만큼 싫습니다. 어떻게든 이겨야만 하는 겁니다. 이게 사람의 방법이죠.
하나님의 방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목적만의 윤리성이 아니라 수단조차도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은혜가, 그래서 지혜가 필요한 겁니다.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세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빨리 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게 목적인 겁니다. 그래서 은혜의 손을 내밀고 성령의 지혜를 구하는 한결같은 태도가 필요한 거죠.
저도 사람의 방법을 취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길들여지지 않은 인간의 죄성이 여전히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거겠죠. 그래서 이 아침에 기도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성령으로 저를 채우시고 다스리시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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