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47) 지금 아니면 언제?   

지난 주 캄파라 월드미션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한 그룹의 한국 교인들이 봉사하고 있었다. 그들은 고아원에서 고아들을 돌보고 목회자들을 섬겼다. 하도 손발이 잘 맞아 같은 그룹인지 알았다. 알고보니 서로 다른 한국인들이 모여 한 그룹을 이룬 것이었다. 미국에서 온 사모님, 은퇴

앞둔 목사님, 미국에서 온 장로님, 한국에서 온 권사님, 여자 청년 둘, 그들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 모였지만 아프리카에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나라, 연령층, 직분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한 그룹으로 모이기도 참 힘들 것이다. 그들의 모임이 기적같고 기특해서 나는 그들에게 '한국교회 기적 함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줄여서 한기함). 

그런데 며칠 같이 생활하면서 나는 그들에게서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이 지금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름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은퇴할 목사님은 은퇴하기전 마지막 봉사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권사님은 큰 수술을 받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봉사한다고 했다. 사모님은 평생 목사님을 돕다가 최근에 자유로와졌지만 

앞으로 목회가 어떻게 될지 몰라 내친 김에 봉사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젊은 여자 청년 하나는 선교사의 꿈을 가지고 실습하러 나왔다고 했다. 다른 청년 하나는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어 왔다는 것이었다. 그들중 누구도 시간이 남아서 혹은 여가 활용을 위하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해야만 할 이유가 있었고 그나마 지금 해야 할 일들이었다. 

흔히 사람이 실수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과거를 후회하는 실수, 미래는 염려하는 실수, 현재를 미루는 실수, 어떤 실수가 가장 큰 실수인가? 한국의 어느 교회에 있었던 권사님 이야기가 생각난다.그는 젊을 때부터 남편없이 사느라 늘 쪼들리며 살았다. 그러다 형편이 조금 나아졌는데 나아졌어도 어려울 때처럼 늘 인색하게 살았다. 그러다가 큰 병에 걸려 임종을 앞두게 되었는데 목사님이 물었다. '권사님, 지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권사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말했다. '자식들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못하고 살아서 마음이 아파요. 다시 살 수 있으면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싶은데...'. 며칠후 권사님은 임종했다. 다음 주일 목사님이 교인들 앞에서 설교했다. '권사님은 죽어가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산다면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살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고 삽니까? 

권사님이 그렇게 후회한 것을 여러분은 지금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왜 우리는 죽어가면서 후회할 것을 지금 못 합니까? 

죽어가면서 기도 많이 못해서 후회될 일을 왜 지금 기도 못합니까? 

죽어가면서 봉사 많이 못해서 후회될 일을 왜 지금 봉사 못합니까?'   

며칠전 캄파라에서 쿠미로 돌아오는 날 한국의 동생으로 부터 급한문자를 한 통을 받았다. 내 사촌동생중에 중견경찰이 있는데 그가 갑자기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 위암, 폐암에 임파선까지 전이되었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었다. 건강했고 평소에 꿈이 많았던 동생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은데 뻔히 좋은 것을 미루고 살 시간이 있는가?

주변에서 보면 분명히 좋은 것을 알면서도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고향 친구중에 목사되기로 서원했는데 생활이 어렵다고 미룬 친구가 있었다. 그는 지금도 어렵게 산다. 선교의 부름을 받고도 교회를 못놓고 하나님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사는 목회자가 있다. 하나님께는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당신이 행복하게 살지 않는 것이 문제다. 교회내규에 따라 장로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아마 한줌 권력욕과 욕심

때문일 것이다. 왜 좋은 일을 미루는가? 그  좋은 것을 지금 아니면 언제 하려고 하는가?

유대인의 문헌에 미쉬나라는 문헌이 있다. '미쉬나'는 '반복'이란 뜻으로 주후 220년에 유대인의 구전과 성경(토라)해석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에서 랍비 힐렐이 제자들에게 가르친 행동하기 전에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어쩌다 성경을 읽고 싶은 감동을 받았다. 

'지금 아니면, 언제?'.

성경을 읽다가 안토니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을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지금 아니면, 언제?' 

기도하다가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 살고 싶은 강한 감동을 느꼈다. 

'지금 아니면, 언제?'  

그동안 제대로 못 산 것을 반성하면서 다시 제대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If not now, when?

지금 아니면,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