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올린 시간 : 2019년 11월 26일 17시 11분 01초

윌슨 이야기
센터에 매일같이 찾아오던 윌슨이 9월초부터 결석을 했습니다. 폐렴으로 응급실에 입원하여 개와 고양이 털이 검출되어 폐 조직을 드러내는 수술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편모슬하에 로드리고 형과 함께 아동센터에 4년 차 오고 있는 윌슨은 애교도 많고 똑똑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7살 꼬마입니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외국봉사자들에게도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다른 아이들과도 잘 지냈던 터라, 선생님과 아이들은 본인들 형편도 넉넉지 않지만 십시일반 십 원, 오십 원, 백 원씩 사랑의 헌금을 자진하여 모았고, 아이들과 위로카드를 만들어 엄마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갔을 때는 수술 후 집중치료실에 있어 못 만났지만, 아이 병간호로 직장을 잃게 된 엄마는 직장을 구하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거기까지였습니다.

윌슨엄마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마음을 다 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동센터로 국가보건국 감사원이 방문하여 여러 정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
달으면 윌슨엄마는 구치소에수감될 것이고, 아이들은 나라에서 지정한 고아원에 보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직원 말에 따르면, 몇 개월 전 윌슨이 많이 아파서 의사 한테 진료를 받았고, 의사는 윌슨을 폐렴으로 진단하여
병원에 입원할 것을 처방하였으나 하루 벌어먹고 사는 엄마에게는 무리인지라 아이를 입원시키지 않았고, 그
결과 아이 폐에 바이러스까지 검출되어 폐 조직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진료의사가 상황을 국가보건국에 신고하여 감사원이 파견된 것이라고 합니다. 감사원이 집에 방문하여 보니 집은 정리정돈은 커녕 방치되고 지저분하였고 아이가 먹는 거라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물에 삶은 면 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빠도 어떤 친척도 없고, 집도 없는 극빈곤층이란 이유로 국립병원에서 다행히 무료수술을 해주
긴 하였지만 매달 진료비와 약값 및 기타비용은 고스란히 엄마의 몫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그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 체 ‘왜 아이를 그 지경까지 방치하였냐!’는 눈치를 받으며 부끄러운 마음에 더 움츠려 듭니다. 그런 엄마에게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누고, 아이를 위해 기도와 예배를 전하고자 합니다. 선생님은 본인이 가진 것이 없어 경제적인 도움은 주지는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집에
가서 집을 정리하고 치우는 것을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윌슨 가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무도 아이의 엄마가 구치소를 가는 것도, 그리하여 윌슨
과 로드리고가 고아원에 가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형편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기도 어
렵겠지만, 주님께서 이 가정을 지켜주시고 이끌어가 주시길 이 가정에 진정한 왕 되어주셔서 그
들에게 소망되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