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주 선교사님

평소에 장로님으로 불렀다가 선교사님으로 부르니 약간 어색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렇게 불려야 하실 것 같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선교사가 따로 없고 우리 모두 선교사지요. 하나님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실 때부터 우리는 선교사였으니까요.

그러나 장로님의 일생은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마치 선교사로 쓰기 위해 준비시키고 훈련시킨 일생 같습니다. 산부인과 어머니를 모시고 태어난 것 자체가 축복이요 생명의 빛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병든 자를 섬기고 사람을 돕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셨으니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다 어머니의 믿음까지 이어 받았으니 어머니는 장로님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셨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납북되어 평생 가슴아파하고 사셨겠지만 그것 또한 장로님에게 고난 받는 사람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을 갖게 하신 하나님의 큰 섭리인지 모릅니다.

장로님의 일생은 한신교회와의 만남으로 꽃피고 열매 맺는 것 같습니다. 한신교회에 나와 이중표 목사님을 알고 말씀을 듣고 자라면서 교사로, 권사로, 장로로 봉사하셨지요. 본래 겸손하셔서 장로직도 사양했지만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으심인 줄로 알고 순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장로님의 한신교회와의 관계는 의료선교와의 관계입니다. 장로님은 의사가 많이 없었던 한신교회 의료선교의 선구자였습니다. 2001년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의료선교를 시작으로 2002년에는 광주 외국인노동자교회 의료선교를 담당하시고 2004년에는 아예 하시던 병원까지 문 닫고 가리봉동에 외국인 노동자병원을 설립하셨지요. 그때만 해도 외국인 선교에 누구 한 사람 알아주는 사람 없을 때 장로님은 사비를 털어 병원을 설립하고 원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무보수로 봉사하셨지요. 그것이 당시 기독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이 나라 외국인 노동자 선교의 자랑스러운 효시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장로님께 우리 모두가 감사한 것은 제가 2005년 이중표 목사님의 별세로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우리 교회 장로로 전입해 오셔서 교회와 함께 고락을 같이 하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성으로 하나님을 섬겨 오셨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빈들에 황량히 놓여 있는 데 목사님은 돌아가시고 할 일 많은 교회에 자원하여 오셔서 부족한 저를 돕고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겼던 지난날의 수고는 무슨 말로 감사할지 모르겠습니다.

두고 두고 죄송하고 감사한 것은 장로님 마음에 선교의 열정은 불타고 선교에의 부름은 촉박한 데 때맞춰 시작된 판교시대의 전도 때문에 장로님의 모든 계획을 보류하고 교회 전도 총 책임자로 헌신하도록 요청했을 때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흔연히 전도에 매진하신 것입니다. 여름에는 땀을 닦아 가며 겨울에는 언 손을 호호 불며 전도대원과 함께 동판교, 서판교를 누비시며 전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 진실로 하늘의 축복을 빕니다. 장로님의 수고로 많은 새 영혼들이 들어와 장로님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으니 그 열정으로 선교현장에 나가면 능히 승리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완주 장로님, 아니 이완주 선교사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 선교사로 떠나는 장도를 축복하오며 인도와 한국을 오고 가시며 교회와 함께 선교의 놀라운 열매를 맺어가기를 기도하오며 온 한신교인과 더불어 전심으로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 이윤재 담임목사